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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동산리뷰

부동산만화경을 기억하다


부동산 만화경은 부동산 이야기를 재미있고 말랑말랑하게 풀어서 쓰는 디엠지만의 펀한 콘텐트입니다. 많은 사랑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Epilogue


시간은 하릴없다. 부동산 만화경의 작은 이야기가 칠 일을 걸러 한 번씩 한국주택신문을 통해 모아지니 그것을 더하는 데만 쉰다섯 주가 걸렸다. 


싣는 자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애써 찾아 읽는 자도 그러하다. 두툼한 외투를 벗은 뒤 다시 찾게 되는 때가 되고 그 무게를 육신에 덜 때에 비로소 짧은 이야기의 모음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작업이 작은 만족이기만을 소망한다.  


빛이 닿은 순간. 그 순간이 현재가 되고 빛은 현재에 부딪히는 순간 굴절되고 산란되어 과거가 되어 버린다. 그것을 시간이라 일컫는 이도 있다. 부동산 만화경의 연재가 모아지는 순간. 그 시간을 함께한 각자의 세상을 상상한다. 작가의 시간은 쏜 살 같았다. 쏜 살 같은 시간의 피로함과 노곤함은 극에 달한다.  


그런 피곤 덕에 세상의 인정을 받기도 한다. 알아주니 기가 산다. 기가 사니 기찬 일도 많았다. 하소연하기도 한다. 애써 껄껄 웃기도 한다. 벽을 붙잡고 눈을 붉히기도 한다. 그리 살다가도 수요일 오전이면 어김없이 부동산 만화경은 연재순서를 알리는 꼬리표를 달고 주택신문으로 보내진다.  


울다가도 펜을 잡고, 웃다가도 펜을 잡는다. 부동산 만화경 독자들의 시간도 그러하리라. 그리 생각한다. 그 시간을 상상한다.  


책으로 묶여지는 부동산 만화경에 대해 쓰는 지금 작가에게 주어진 최대의 특권인 상상을 맘껏 누린다. 주택신문을 찾는 이들에겐 내 집 마련이 관심사일 것이다. 부동산재테크 정보도 풍부하니 제격일 테다. 부동산값이 요즘 많이 내렸단다. 부동산 만화경을 읽는 이들의 마음은 풍요로웠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상상한다. 그 마음의 풍요가 한결같지 않음을 짐작한다. 


지방 부동산값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단다. 집값이 뛰었지만 더 오른 다른 집이 눈에 자꾸 아른거린다. 집값 뛰어 부럽다는 친구들에게 웃는 낯이지만 대출부담으로 속이 쓰린다. 집값이 올랐지만 맘이 편치 않은 모습들에 대한 상상이다. 상상만으로도 힘겨움이 느껴진다.  


서민에게 집은 재산의 전부라고 느끼는 서민 작가에겐 더욱 그러하다. 맘이 편치 않다. 행복한 상상을 한다. 사랑이 이뤄진다. 그리해 결혼한다. 사랑은 그 단어만으로도 기쁨이다. 그런데 혼수조차 없다. 신혼여행도 배낭만 들고 간다. 하지만 이들이 웃는다. 그리 모은 돈으로 산 작은 아파트값이 때를 만나 뛰었단다. 


그런 걸 혹자는 ‘혼(婚)테크’라고 한다. 각자가 각자의 곳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몇몇이 될지 모르나, 그리 살다 부동산 만화경를 읽는다. 누군가는 그 만화경을 짓는다. 그들의 삶속에 말랑말랑한 부동산 만화경의 이야기가 함께한다. 그렇게 시간은 하릴없다. 흐른 시간만큼 삶은 풍요롭다. 


부동산 만화경을 읽는 독자여러분께 영광이 깃들기를….


/디엠지미디어 이자량